2025/02 4

흙에서 살다 6_ 경운이야기, 흙은 왜 딱딱해질까_

흙의 구조와 경운경운은 왜 할까요? 맞습니다. 땅이 딱딱해지기 때문이에요. 그럼 왜 땅은 딱딱해질까요? 땅 속 틈새가 메워졌기 때문이지요. 틈새엔 공기가 있고 수분이 있어요. 그 틈새 벽면에 유기물이 코팅되어 있답니다. 그 틈새로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틈새의 공기로 호흡을 하고 수분과 유기물을 먹으며 자라는 거거든요. 틈새가 메워지니 흙이 다져져 딱딱해지는건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되면 딱딱해진 것조차 풀어져 사막이 되는겁니다.원래 부드러워 식물이 살 수 있는 살아있는 흙엔 흙알갱이가 반, 틈새가 반 조금 못되고 유기물층이 5프로 쯤 된답니다. 이 유기물층이 살아있는 흙의 핵심이에요. 여기엔 미생물들이 우주의 별들만큼 많은데 인간이 밝혀낸 게 겨우 5프로도 안된다네요. 살아있는 흙의 주인공이죠. 얘들이 흙을..

흙 내음 편지 2025.02.23

누비안과 K-대통령

저는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을 들을 때면 좀 부담이 돼요. 그러면 공부를 해야 되잖아요? 집사람과 자유여행 다닌지 8여년 동안 저는 사전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어요. 공부를 하면 욕심이 생길거고 그러면 열심히 준비한 집사람과 의견 다툼이 생길 걸 우려한 핑계가 있긴 했어요. 그렇지만 그럴듯한 명분도 있었답니다. 모르는만큼 새롭다, 무지해야 순수하게 볼 수 있다는 개똥철학이에요.아스완 하이댐으로 유명한 나일강 상류지역 누비안 마을의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섰을 때만 해도 누비안은 수단과 이 지역 원주민 흑인들이라는 것조차 집사람에게 들어 알았지요, ㅋ. 그런 무지 상태에서 처음 만난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평범하지 않은 듯한 인상이 눈에 확 들어오대요. 30대 중반 쯤 되어 보이는 이 누비안은 인물도 좋지만 눈매에..

피라미드를 위한 변명

저는 원래 피라미드를 우습게 봤어요. 아무리 존귀한 왕의 무덤이라고 그렇게 어마어마한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느냐고 말이죠. 몇십만명의 노동자를 동원해 몇십년에 걸쳐 지은 게 "고작 무덤이야?" 한거죠.그러다 제 관심은 그래도 저런 걸 왜 지었을까로 바뀌었고 이번 여행에서 꼭 그걸 찾고 싶었습니다. 무덤이라고 하기엔 해석이 뭔가 2프로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이죠.그런 중에 피라미드는 신전일 것이란 얘기를 들었습니다. 금방 귀가 솔깃했어요. 그 정도는 되어야 해석이 될 것 같았거든요. 그러고 보니 이집트엔 피라미드만 있지 않았어요. 신전의 나라라 할정도로 나일감 따라 신전 없는 곳이 없을 정도에요. 신전 있는 곳엔 도시가 있었습니다. 이번에 제가 가본 곳만 해도 남쪽 끝 아부심벨 신전에서부터 룩소르의 카라나크 ..

기타 글창고 2025.02.18

농경의 자세

이집트 박물관마다 볼 수 있는 쪼그려 앉은 조각상이 참 궁금했습니다. 이는 고대 이집트의 귀족들이나 엘리트 계층이었던 필경사들 무덤의 비석이었다네요. 당시 왕이었던 파라오 무덤의 입상 비석처럼 크게 세울 수 없던 처지라 좌상 조각으로 비석을 만든 모양이었습니다. 처음 생각엔 조각하기 힘들어 저렇게 표현 했나 싶었지요. 실제로 고대 이집트의 조각기술은 입체 조각기술을 완성 못 해 부조와 입체 조각 중간 쯤의 조각상을 만들었습니다. 쪼그려 앉은 좌상도 엉덩이와 다리 부분을 구분없이 거의 박스처럼 표현한 것도 있어 잘 못 보면 마치 엉덩이와 하체 전부가 박스에 빠진 모양을 표현한 것으로 착각하기 쉽겠더라구요. 그런데 조각기술의 수준도 영향이 있겠으나 그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궁금했습니다. 그러다 ..